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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2003

'선진' 우편서비스 창출을 위한……

우체국에 갔더니 난리가 났다. 우정 사업본부가 '선진' 우편서비스 창출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 일선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과도기의 문제점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교육도 시키지 않고 무조건 새 프로그램으로 바꾼 것이 화근이었다. 애매한 특수계 직원들만 집배원들의 원망을 받았다. 집배원들은 프로그램이 바뀌면서 오히려 일이 늘어났다. '선진'이 先進인지 先秦인지 모를 정도였다.

사실 '선진'이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변증법적 유물사관이 들어있는 것 같다. 공산주의를 끔찍이도 싫어했던 한국의 현대사는 오히려 변증법적 유물론의 화두인 '선진'으로 인코딩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새것 컴플렉스'다. '성장발전 이데올로기'다. 복거일이 잘 분석한 대로 어떤 새 정책이나 새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은 그것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이런저런 핑계와 무모한 보완을 꾀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 뻔하다.


춘추 세미나로 참석못한 보연씨를 빼고, 韓과 경아씨와 함께 토플 스터디의 첫 모임을 가졌다. 문법문제를 많이 풀었는데 생각보다 맞추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뭔가 감각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독해도 쉬운 거라서 그렇긴 했겠지만 나름으로는 잘 풀어냈던 것 같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단어다. 단순암기가 늘 지겹고, 어원 추적은 항상 실력이 부족한 내게 단어는 늘 걸림돌이다. 좀더 힘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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