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디 2003. 5. 18. 00:20
무위라고는 하지만 나름으로 해야할 것은 한 날이다. 우체국엘 다녀왔고, 낮잠을 오래 잤고, 플라톤《국가》의 한두 권을 읽었다. 책이 길어지면 점점 근성이 떨어지는 듯하다. 한 곳에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할텐데.

일전에 몸이 불편해 우체국을 하루 빠진 일도 있고 한데, 오늘은 특히 일이 많아서 한 시간 가량 더 일을 했다. 세무서에서 무슨 등기를 무척 많이 보냈던 것이다. 그렇게 일을 하고 있는데 MBC라디오의 'MBC초대석'이라는 프로그램에 소설가 이청준 선생이 나왔다. 부랴부랴 mp3 플레이어를 갖고 나와 녹음했다.

일반론적인 이야기 정도밖에 안 했지만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 소설『축제』에 대한 이야기, 작가의 유년시절에 대한 이야기, 소설을 쓰는 것은 병病이라는 말까지 나름으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일 때문에 좀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라디오 덕택에 재미있게 보낸 얼마였다.

집에 돌아와서는 점심을 먹고 잤다. 자고 일어나니 이상하게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팠다. 무슨 일일까, 체한 것일까. 머리가 지끈하게 아파온다. 이상하다. 몸이 아프다, 아프다 하니 더 아파오는 것 같다. 오히려 더 건강한 것처럼 살면 흠없는 몸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