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2003

연휴 첫 날

엔디 2003. 2. 3. 00:12
여기 오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나는 휴일에 근무하고 다음날 쉰다. 연휴일 경우에는 첫 날 일하고 연휴끝나는 다음 날까지 쉰다. 오늘은 1월의 마지막 날이다. 혹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다.

나이 많이 드신 분들은 섣달 생일을 두고 나이 억울하게 하나 더 먹었다고 하시기도 한다. 양력으로 2월, 음력으로 섣달에 태어난 나도 음력으로 따졌으면 나이 더 들어서는 '억울하게 나이먹었다'고 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자주 음력 설에 더 설 기분이 나기도 한다. 재미있다. 어쨌든 음력 설 덕에 나는 양띠다. 올해는 양의 해이고.

좀 늦게, 2시까지 근무하고 집에 오니 삼촌 식구들과 작은 아버지 식구들이 와 계셨다. 삼촌은 숙모님하고 사촌 동생들(남2)까지 다 오셨는데 작은 아버지 식구들은 동생들(남1여1)만 둘 왔다. 삼촌이 할머니를 모셔왔다.

○氏가 주는 느낌이 있다, 고 누가 말했다. 집안엔 ○씨가 많이도 있다. 늦도록 미.국.영.화. 《패트리어트》를 보고 잠을 청한다. 패트리어트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멜 깁슨이 20명을 죽이는 장면과 멜 깁슨의 아들이 온 몸을 침대에 꿰메고 약혼녀와 한 방에서 자는 장면이다. 첫 번째 장면은 그냥 액션때문에 인상적이었고 두 번째 장면은 글쎄 퓨리터니즘 안에서 어떤 재치나 익살같은 것을 볼 수 있어서였다고 해야할까?

정작 성조기가 등장하는 최후의 전투는 그저, 깃발이 사람을 미치게하긴 하나보다 하는 생각만 들었을 뿐이다. 별사탕에 쭈쭈바 붙여놓은 듯한 국기를 보고 사지로 달려드는 병사들, 병사들... 꿈을 꾸지 않았으면 좋겠다.